메모리웨어(MemoryWear)는 기록 장치이자 재생 장치다. Vol.03에서 다룬 나노수트의 격자 구조가 형태를 기억했다면, 메모리웨어는 그 격자에 감각 로그를 얹었다. 섬유 마디마다 미세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한 쌍으로 들어가, 읽은 것을 그대로 되돌려준다.
"우리는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그날의 조건을 저장할 뿐입니다. 재생은 몸이 합니다."
서울 성수동 NANOFORGE에서 분사한 MNEMOSYNE의 수석 연구원 윤도경의 설명이다. 그의 팀이 만든 감각 재현 프로토콜은 기온 · 조도 · 보행 리듬 · 심박 · 피부 전도도 다섯 가지를 초당 40회 기록한다. 재생할 때는 이 값을 역으로 구동한다 — 국소 온도를 낮추고, 직물 장력을 조절해 걸음의 저항을 바꾸고, 미세 진동으로 심박의 리듬을 피부에 얹는다.
중요한 것은 영상도 소리도 없다는 점이다. 메모리웨어는 무엇을 봤는지 기록하지 않는다. 몸이 그날 어떤 상태였는지만 남긴다. 개발팀이 카메라를 끝내 넣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