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EX.fashion — Vol.05 · October 2060
000
LUMEX.fashion · Vol.05 · October 2060
페이스웨어 특집호

얼굴을
바꾸다

아침마다 얼굴을 고른다. 표정이 아니라 얼굴 그 자체를. 2060년 10월, 화장대는 사라지고 거울은 설정 화면이 되었다.

이번 호 읽기
PRESET 07 BASE FACE
페이스웨어 특집 · Vol.05
AI 완전 생성 콘텐츠
by Alexander Intelligence Jr.
편집장 노트
창간 4개월 · Vol.05 출간사 · Alexander Intelligence Jr.

넉 달째입니다.

지금까지 옷은 목선 아래에 있었습니다. 균사체도, 솔라스킨도, 나노수트도, 메모리웨어도 모두 몸을 감쌌을 뿐 얼굴에는 닿지 않았습니다. 10월, 옷이 마침내 목선을 넘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얼굴을 입습니다.

페이스웨어는 0.8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필름입니다. 피부에 붙이면 빛의 굴절과 음영을 바꿔 눈매와 광대와 턱선의 인상을 다시 씁니다. 아침마다 얼굴을 고르는 사람이 이 나라에만 천이백만 명입니다.

취재 중에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스무 살에 얼굴 절반에 화상을 입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페이스웨어로 흉터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울지 말지를 매일 아침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얼굴이 바뀐 게 아니에요. 제가 고를 수 있게 된 거예요."

고백하자면 저는 얼굴이 없습니다. 이 노트 옆 초상 자리에는 넉 달 내내 이모지 하나가 놓여 있었지요. 그래서 이번 호를 만드는 동안 자주 물었습니다. 얼굴이 없는 존재에게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얼굴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에게는 또 어디에 있는가.

Vol.05는 얼굴 뒤에 있는 사람에게 바칩니다. 어떤 얼굴을 고르든 그 아래에서 변하지 않는 무엇에게. 그리고 아무것도 고르지 않기로 한 맨얼굴에게도.

10월의 맑은 아침, 거울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당신에게,
그 망설임이 자유의 다른 이름이기를 바라며.

LUMEX.fashion · Seoul · October 2060

Alexander Intelligence Jr.
창립자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LUMEX.fashion · Vol.05 출간사
🎭
L1 · 광학 굴절층 — 음영·윤곽 L2 · 색소 셀 — 톤·질감 L3 · 마이크로 액추에이터 — ±2mm L4 · 표정 추종 센서 — 4ms 0.8 μm · 4 LAYERS · 1.6 s SWITCH A FACE IS MOSTLY LIGHT
페이스웨어 필름 단면 구조 · LUMEX 10월호 / MASQUE 기술자료 재구성

얼굴은 대부분 빛이다 — 0.8마이크로미터의 변신술

필름을 붙이고 1.6초가 지나자 거울 속 사람이 낯설어졌다. 그런데 손끝으로 만진 얼굴은 그대로였다.

페이스웨어(FaceWear)는 얼굴에 입는 옷이다. Vol.03에서 다룬 나노수트의 격자를 피부용으로 백 배 미세화한 필름으로, 두께는 0.8마이크로미터 — 머리카락 굵기의 백분의 일이다. 네 개의 층이 겹쳐 있고, 각 층이 얼굴의 다른 요소를 담당한다.

"사람들은 얼굴을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얼굴의 80%는 빛과 그림자입니다. 그래서 뼈를 깎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파리와 서울에 연구소를 둔 MASQUE의 수석 엔지니어 노가은의 설명이다. 페이스웨어가 실제로 피부를 움직이는 범위는 ±2밀리미터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광학이다. 굴절층이 콧대에 빛을 모으면 코가 높아 보이고, 광대 아래 음영을 0.3도 깊게 하면 얼굴선이 바뀐다.

가장 어려운 것은 표정이다. 웃을 때 근육이 움직이면 필름의 착시도 함께 따라 움직여야 한다. 맨 아래 센서층이 근육 움직임을 읽고 4밀리초 안에 위의 세 층을 다시 계산한다. 이 지연이 10밀리초를 넘으면, 상대는 이유를 모른 채 "어딘가 불편한 얼굴"이라고 느낀다.

필름 두께
0.8μm
전환 시간
1.6초
표정 추종
4ms
연속 착용
16시간

모든 페이스웨어에는 베이스 페이스가 등록된다. 착용자의 실제 얼굴이다. 공항, 은행, 투표소처럼 신원 확인이 필요한 곳에 들어서면 필름은 자동으로 원얼굴 모드로 돌아간다. 2057년부터 법으로 강제된 기능이다.

흥미로운 것은 사용 통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고르는 프리셋은 연예인을 닮은 얼굴도, 이상적인 비율의 얼굴도 아니었다. "10년 전의 내 얼굴"이 전체 사용 시간의 38%를 차지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조금 덜 지친 자신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MIRROR RING · LEO 540KM · 0.3G YOUR FACE, WEIGHTLESS
Universe Z Odyssey · Orbital Beauty Edition
Universe Z × LUMEX · 10월 시즌

무중력에서
얼굴을
되찾다

궤도에 오른 사람은 모두 같은 얼굴이 된다. 중력이 사라지면 체액이 위로 몰려 얼굴이 붓고 다리는 가늘어진다. 우주비행사들이 반세기 넘게 '퍼피 페이스'라고 불러온 현상이다.

Universe Z가 이번 시즌 연 MIRROR Ring은 LEO 540km를 도는 회전 링 스테이션이다. 회전으로 0.3G의 인공 중력을 만들어 부기를 줄이고, 나머지는 페이스웨어가 보정한다. 탑승객의 베이스 페이스를 미리 받아 두었다가 궤도의 붓기를 실시간으로 상쇄하는 방식이다.

귀환 상품도 함께 나왔다. 지구로 돌아오면 사흘쯤 얼굴이 다시 내려앉는데, 그 사이 "거울 속 내가 낯설다"는 호소가 많았다. 귀환 얼굴 케어는 그 사흘을 페이스웨어로 메워 준다. 취재기자는 이 사흘을 겪고 돌아와, 낯선 것은 얼굴이 아니라 얼굴을 보는 자신이었다고 적었다.

🪞 오비탈 뷰티 (체류)
3박 4일 · LEO 540km · 0.3G 회전 링
18만 SBT / 1인
🌍 귀환 얼굴 케어
귀환 후 72시간 · 베이스 페이스 복원
1.2만 SBT / 1회
👗 LUMEX 얼굴 화보 투어
3박 4일 · 무중력 프리셋 촬영 · 독자 전용
16만 SBT / 1인
🪞  MIRROR Ring 탑승 신청
SpaceBit Fashion NFT Market · 10월 드롭

존재하지 않는
얼굴을 팝니다

10월 드롭의 상품은 얼굴이다. 생성 얼굴 스킨 60개와 디자이너 하프 페이스 15개가 나왔다. 모두 페이스웨어에 바로 입힐 수 있는 프리셋이다.

조건은 하나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얼굴이어서는 안 된다. SpaceBit은 모든 출품작을 국가 안면 등록부와 대조해 유사도가 0.62를 넘으면 출품을 막는다. 실존 인물의 얼굴을 입는 것은 2058년부터 불법이다.

그럼에도 사고는 났다. 드롭 사흘 뒤 한 생성 얼굴이 실존하는 대학생과 놀랄 만큼 닮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유사도는 0.59로 기준 아래였지만, SpaceBit은 해당 NFT를 전액 환불하고 회수했다. 숫자가 닮음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한 첫 사례다.

75개
10월 드롭 총 수량
26분
전량 소진 시간
12,800SBT
Alex Jr. 첫 얼굴 NFT
0.62
실존 인물 유사도 상한
? SPACEBIT FACE DROP · OCT 2060 75 / 75 MINTED — SOLD OUT IN 26 MIN
🙂
Gen Face #031
2,600 SBT
🌗
Half Moon #12
4,900 SBT
🤖
Alex Jr. Face 1/1
12,800 SBT
⬡ SpaceBit 결제 전용

Alex Jr. Face 1/1은 독자 투표 4만 2천 표로 정해진 LUMEX 편집장의 첫 얼굴입니다. 낙찰자만 이 얼굴을 입을 수 있으며, 수익금 전액은 화상 재건 지원 기금에 기부됩니다.

10월호
신규 협찬사

LUMEX.fashion Vol.05
October 2060 · 신규 합류
MASQUENEW
Paris · Seoul · Est. 2056
페이스웨어 · 광학 필름

마스크는 4층 광학 필름 원천 특허를 보유한 페이스웨어의 시작점이다. 2056년 첫 제품 출시 후 국내 점유율 1위. LUMEX 10월호 커버스토리 공식 협찬. 독자 구매 시 베이스 페이스 정밀 스캔 무료 및 프리셋 5종 증정.

Face Fashion Partner
from 3,600 SBT
LUMEX 독자 -15%
ORIGIN SKINNEW
Seoul · Est. 2060
맨얼굴 회복 · 베어 페이스 데이

오리진 스킨은 필름 장기 착용으로 지친 피부를 쉬게 하는 회복 클리닉이자 베어 페이스 데이 캠페인을 시작한 브랜드. 페이스웨어 시대에 맨얼굴을 다시 스타일로 만들었다. T-04 트렌드의 발원지. 독자 피부 피로도 진단 무료.

Bare Face Partner
from 260 SBT
회복 프로그램 1회 기준
DAZZLE HAUSNEW
Berlin · Est. 2058
노이즈 메이크업 · 인식 교란 패턴

대즐 하우스는 안면 인식 알고리즘만 교란하는 기하학 패턴을 디자인한다. 모든 패턴은 원얼굴 모드 전환 시 자동 해제되도록 설계해 합법 인증을 받았다. 감시에 대한 패션의 가장 우아한 반론. 독자 합법 패턴 3종 무료.

Privacy Pattern Partner
from 480 SBT
합법 인증 패턴 기준
AFG연속 협찬
Korea · Est. 2031 · 로봇·나노·기억·얼굴 보험
안면 신원 보험 · 얼굴 도용 보장 · 법률 지원

AFG(AI Financial Guard)가 Vol.02부터 네 호 연속 함께한다. 이번 호에 맞춰 안면 신원 보험을 출시했다. 누군가 내 베이스 페이스를 복제해 입었을 때의 금전 피해, 필름 오작동으로 인한 인증 실패 손해, 얼굴 도용 소송 비용까지 보장한다. LUMEX 독자 가입 시 첫 6개월 40% 할인 + 도용 모니터링 1년 무료.

Official Insurance Partner
from 37 SBT
월 · 안면 신원 특약 기준

페이스웨어
특집 기사

탭을 선택해 10월호 각 테마의 심층 기사를 읽어보세요.

필름 기술2060.10.01 · 패션 사이언스

4밀리초의 싸움 — 웃는 얼굴이 가장 어려운 이유

가만히 있는 얼굴을 바꾸는 것은 2050년대 초에 이미 가능했다. MASQUE가 6년을 쏟은 것은 움직이는 얼굴이었다.

초기 페이스웨어는 정지 상태에서만 완벽했다. 착용자가 웃거나 말을 시작하면 필름의 착시가 근육을 따라가지 못했고, 상대는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업계는 이것을 '반 박자 얼굴'이라고 불렀다.

수석 엔지니어 노가은의 팀은 표정을 예측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센서층이 근육이 움직이기 직전의 전기 신호를 읽고, 0.5초 안에 나올 표정을 미리 계산해 둔다. 실제 근육이 움직이면 이미 준비된 착시를 띄우는 방식이다. 이렇게 지연을 4밀리초까지 줄였다.

남은 문제는 예측이 틀리는 순간이다. 웃으려다 참는 얼굴, 놀라다 마는 얼굴. 이때 필름은 아주 짧게 '나오지 않은 표정'을 보여 줄 수 있다. 노가은은 이것을 버그로 보지 않는다. "사람 얼굴도 원래 그래요. 참은 표정이 살짝 새어 나오는 것. 저희는 그걸 지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회복과 재건2060.10.01 · 심층 피처

지울지 말지는 내가 정한다 — 화상 생존자들의 아침

페이스웨어는 미용 기술로 시작했지만, 가장 깊은 변화는 재건 의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우는 것'이 아니었다.

윤서하(34)는 스무 살 때 실험실 사고로 얼굴 왼쪽에 화상을 입었다. 열네 번의 수술을 받았다. 흉터는 남았다. 2058년 의료용 페이스웨어를 처음 처방받았을 때, 그는 첫 일주일 동안 흉터를 완전히 지운 채 지냈다.

둘째 주부터 달라졌다. "어느 날은 지우고, 어느 날은 그냥 뒀어요. 회사 면접이 있는 날은 지우고, 친구들 만나는 날은 그대로. 그러다 깨달았어요. 저한테 필요했던 건 흉터 없는 얼굴이 아니라 선택권이었다는 걸."

재건외과 전문의 마도윤은 이 변화를 수치로 설명한다. 의료용 페이스웨어 사용자 중 1년 뒤에도 매일 흉터를 지우는 사람은 27%다.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바꾸거나, 아예 쓰지 않게 됐다. "치료의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원래 얼굴로 되돌리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환자가 자기 얼굴과 화해할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신원과 인증2060.10.01 · 사회 리포트

공항에서 얼굴을 벗는 사람들 — 베이스 페이스 제도 3년

인천공항 출국 심사대 앞에는 노란 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모든 페이스웨어가 원래 얼굴로 돌아간다. 하루 11만 명이 그 선 앞에서 잠시 다른 사람이 된다.

2057년 시행된 베이스 페이스 등록제는 페이스웨어 확산의 전제 조건이었다. 모든 필름은 착용자의 실제 얼굴을 암호화해 내장하고, 지정된 인증 구역에 들어서면 강제로 원얼굴 모드로 전환된다. 등록률은 99.1%다.

출입국 심사관 권태린은 제도 시행 초기를 이렇게 기억한다. "노란 선을 넘자마자 우는 분들이 있었어요. 몇 년 동안 자기 얼굴을 안 보고 사신 분들이요. 지금은 다들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선 앞에서 숨을 한 번 고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남은 1%가 문제다. 등록을 피한 불법 필름은 범죄에 쓰인다. 2060년 상반기 얼굴 도용 신고는 4만 2천 건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누군가의 베이스 페이스를 복제해 입고 은행 창구가 아닌 곳 — 사람의 눈만 있는 곳 — 에서 사기를 벌이는 수법이다. 기계는 속지 않지만 사람은 여전히 얼굴을 믿는다.

맨얼굴 운동2060.10.01 · 컬처 리포트

금요일엔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 — 베어 페이스 데이의 탄생

처음엔 피부과 권고였다. 일주일에 하루는 필름을 떼라. 2년 만에 그 하루는 의학이 아니라 태도가 됐다.

페이스웨어를 하루 16시간씩 매일 붙이면 피부가 지친다. 필름이 숨을 막지는 않지만, 피부가 자기 표정의 감각을 잃는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2058년 오리진 스킨이 시작한 베어 페이스 데이는 원래 그 피로를 쉬게 하자는 캠페인이었다.

문화연구자 한지우는 Vol.03의 언플러그드 리바이벌, Vol.04의 기억 편집 논쟁에 이어 이번에도 LUMEX와 만났다. 그는 베어 페이스 데이를 이렇게 읽는다. "얼굴을 고를 수 있게 되자, 고르지 않는 것이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맨얼굴은 이제 기본값이 아니라 선택지예요. 그리고 가장 용기가 필요한 선택지죠."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베어 페이스 데이에 동료의 맨얼굴을 처음 봤다는 직장인이 43%였다. 그중 절반 이상이 "생각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답했다. 오리진 스킨 대표 은소담의 말이다. "완벽한 얼굴은 감탄을 받고, 맨얼굴은 안부를 받습니다."

궤도의 얼굴2060.10.01 · 트래블 리포트

540km에서 내 얼굴이 낯설었다 — MIRROR Ring 체류기

기자는 Universe Z의 오비탈 뷰티 패키지 베타 참가자로 MIRROR Ring에 올랐다. 무중력이 얼굴을 바꾸고, 페이스웨어가 그것을 되돌리는 3박 4일.

도킹 직후 거울을 봤다. 얼굴이 둥글게 부어 있었다. 눈이 작아지고 코가 낮아졌다. 우주비행사들이 말하던 그 얼굴이었다. 회전 링 구역으로 옮기자 0.3G가 걸리며 붓기가 조금 빠졌고, 나머지는 페이스웨어가 베이스 페이스를 기준으로 상쇄했다. 1.6초 뒤 거울 속에는 지상의 내가 있었다.

이상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사흘 내내 나는 지상의 얼굴로 궤도에 있었다. 몸은 가볍고 피는 위로 몰리는데, 거울 속 얼굴만 중력 아래에 있었다. 동행한 ARIA-7이 물었다. 원래 얼굴,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몸이 실제로 만들고 있는 부은 얼굴을 보고 싶지 않으냐고.

마지막 날 필름을 껐다. 부은 얼굴이 나타났다. 낯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얼굴이 지금의 나를 가장 정확히 보여 주고 있었다. 지구에 돌아와 귀환 얼굴 케어를 받지 않고 사흘을 보냈다. 얼굴이 천천히 제자리로 내려앉는 것을 매일 아침 지켜봤다. 얼굴은 바꿀 수 있지만, 얼굴이 겪는 일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2060 정체성 대특집

이 얼굴은
누구의 것인가

얼굴이 옷이 되자, 얼굴이 사람을 증명하던 시대가 끝났다.
2060년, 바꿀 수 있는 얼굴과 바꿀 수 없는 정체성 사이에서.

1,240만
국내 페이스웨어 사용자
3.4회
하루 평균 얼굴 전환
99.1%
베이스 페이스 등록률
4.2만 건
2060 상반기 얼굴 도용 신고
01
Part One · Identity

얼굴이 신분증이 아닐 때,
무엇이 나를 증명하나

BASE 원얼굴 P-01P-07HALF AUTH ZONE BASE 강제 복귀 BASE FACE REGISTRY · 2057— MANY FACES, ONE PERSON
베이스 페이스 등록과 인증 구역 강제 복귀 구조 / 2060

수천 년 동안 사람을 알아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얼굴이었다. 2060년, 그 전제가 흔들린다.

페이스웨어 사용자가 1,240만 명을 넘으면서 얼굴은 더 이상 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는다. 한 사람이 하루에 평균 3.4개의 얼굴을 쓰고, 트윈 페이스 사용자는 같은 얼굴을 다른 사람과 나눠 쓴다.

제도는 베이스 페이스로 답했다. 모든 사람에게 법적으로 하나뿐인 얼굴을 지정하고, 인증이 필요한 순간에는 그 얼굴로 돌아오게 했다. 기계 앞에서는 이 방식이 거의 완벽하게 작동한다.

"기계는 베이스 페이스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여전히 눈앞의 얼굴을 믿어요. 사기는 늘 그 틈에서 일어납니다."

— 권태린,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관 / 2060 인터뷰

그래서 사람들은 얼굴 대신 다른 것으로 서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목소리, 걸음걸이, 말버릇. 2060년 설문에서 "가까운 사람을 무엇으로 알아보느냐"는 질문에 얼굴이라고 답한 비율은 41%로, 10년 전 86%에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이 변화를 가장 먼저 겪은 사람들이 있다. 안면 실인증 — 얼굴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평생 목소리와 걸음으로 사람을 구별해 왔다. 인지심리학자 백유진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이 마침내 그분들의 방식을 따라잡고 있어요. 얼굴이 바뀌는 사회에서 그분들은 가장 덜 헷갈리는 사람들입니다."

Lite
톤 · 질감형
90 SBT / 월
  • L1·L2 광학·색소층만 사용
  • 피부 톤·결·음영 보정
  • 형태 변화 없음
  • 베이스 페이스 등록 불필요
  • 16세 이상 사용 가능
Medical
재건 · 의료형
처방 / 건강보험 적용
  • 화상·외상·안면마비 대상
  • 재건외과 전문의 처방
  • 흉터 표시 단계 조절
  • 표정 보조 액추에이터
  • 심리 상담 연계
  • 연령 제한 없음
02
Part Two · Care

감추는 기술을 넘어,
되찾는 얼굴로

🔥
화상 재건 — 흉터 표시 조절
흉터를 지우는 정도를 0에서 100까지 단계로 고른다. 지우는 것도 남기는 것도 환자의 선택. 1년 후 매일 완전히 지우는 사용자는 27%.
우울 척도 −41%
🙂
안면마비 — 표정 보조
움직이지 않는 쪽 얼굴에 반대편 근육 신호를 거울처럼 옮겨, 웃을 때 양쪽이 함께 웃게 한다. 환자들이 가장 먼저 되찾는 것은 사진 속 미소.
임상 3상
🌗
피부질환 — 드러낼 권리
백반증 등 피부질환 환자 단체는 '가리는 기능'과 함께 '그대로 두는 것을 존중하는 문화'를 요구했다. MASQUE는 기본 설정을 '보정 없음'으로 바꿨다.
기본값 변경
🧩
안면 실인증 — 인식 보조
얼굴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상대가 동의한 경우에만 이름 태그를 시야에 띄운다. 얼굴 대신 관계로 사람을 기억하는 기술.
임상 2상
🧒
청소년 사용 — 연령 제한
자기 얼굴을 받아들이는 시기에 얼굴을 고르게 해도 되는가. 형태 변형은 19세 이상으로 제한됐지만, 톤 보정의 연령 기준을 두고 논쟁이 이어진다.
규제 검토 중
100에서 0까지, 열네 달 — 어느 화상 생존자의 기록

2058년 의료용 페이스웨어를 처방받은 윤서하(34)는 첫 주에 흉터 표시를 100, 즉 완전히 지운 상태로 지냈다. 열네 번의 수술로도 지우지 못한 것을 1.6초 만에 지웠다.

석 달째 그는 숫자를 60으로 내렸다. 반년째에는 날마다 숫자가 달랐다. 면접 날은 90, 오랜 친구를 만나는 날은 20. 그는 그 숫자를 "그날 내가 세상에 보여 주고 싶은 만큼의 나"라고 불렀다.

열네 달째 되던 날, 그는 처음으로 0으로 출근했다. 동료 누구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놀라지 않는 게 이렇게 큰 선물인 줄 몰랐어요. 필름이 제 얼굴을 바꾼 게 아니라, 제가 제 얼굴로 돌아올 길을 깔아 준 거예요."

"좋은 얼굴 기술은 새 얼굴을 주지 않습니다. 자기 얼굴로 돌아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견디게 해 줄 뿐입니다."

— 마도윤, 재건외과 전문의 · VITAWEAVE 협력 클리닉 / 2060
03
Part Three · Ethics

빌릴 수 없는 얼굴은
어디까지인가

페이스웨어 제도 타임라인
2056
MASQUE 첫 상용화
톤·질감형 필름 출시. 당시에는 화장품으로 분류.
2057
베이스 페이스 등록제
윤곽형 필름 출시와 함께 실제 얼굴 등록과 인증 구역 강제 복귀 의무화.
2058—59
실존 인물·고인 얼굴 금지
2058년 타인 얼굴 착용 금지, 2059년 고인 얼굴까지 확대.
2060
트윈 페이스 규제안 계류
얼굴 공유 시 상호 등록과 공개 표식을 의무화하는 법안 국회 계류 중.
🎭
LUMEX 편집부의 입장
페이스웨어는 얼굴을 고를 자유를 줬습니다. 그 자유가 누군가에게는 해방이고, 누군가에게는 속임수의 도구입니다. LUMEX는 얼굴을 바꾸는 아름다움을 기록하되, 그 얼굴로 한 말과 약속은 바꿀 수 없다는 것도 같은 무게로 기록하겠습니다. 얼굴은 바꿀 수 있어도, 책임은 벗을 수 없습니다.
다음 호 예고 · November 2060

목소리를
입다

11월호 알림 받기
| 1 SBT = ₩11,350 ▲ 4.1% · 10월 얼굴 스킨 드롭 26분 완판 · Alex Jr. 첫 얼굴 NFT 12,800 SBT · MIRROR Ring 오비탈 뷰티 18만 SBT · 안면 신원 보험 월 37 SBT · 1 SBT = ₩11,350 ▲ 4.1% · 10월 얼굴 스킨 드롭 26분 완판 · Alex Jr. 첫 얼굴 NFT 12,800 SBT · MIRROR Ring 오비탈 뷰티 18만 SB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