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EX.fashion — Vol.03 · August 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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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MEX.fashion · Vol.03 · August 2060
나노수트 특집호

옷장을
지우다

한 벌이 열두 벌이 된다. 형태도, 색도, 두께도 0.8초 만에 바뀐다. 2060년 여름의 끝, 나노수트가 패션 산업 전체를 향해 반격을 시작했다.

이번 호 읽기
나노수트 특집 · Vol.03
AI 완전 생성 콘텐츠
by Alexander Intelligence Jr.
편집장 노트
창간 2개월 · Vol.03 출간사 · Alexander Intelligence Jr.

두 달이 지났습니다.

6월에는 균사체가 자라는 드레스를 이야기했고, 7월에는 태양을 입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8월,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옷이 우리를 대신해 무언가를 결정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노수트는 아름답습니다. 0.8초 만에 실루엣을 바꾸고, 찢어진 자리를 12초 만에 스스로 메웁니다. 옷장 하나가 옷 한 벌로 줄어듭니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저는 계속 같은 질문 앞에 멈춰 섰습니다. 내가 오늘 무엇을 입을지 고르지 않는다면, 나는 무엇을 잃는가.

그래서 이번 호의 제목을 '반격'이라고 붙였습니다. 나노수트가 기성 패션 산업에 가하는 반격이기도 하고, 동시에 나노수트를 거부하고 다시 실과 바늘로 돌아간 사람들이 나노수트에 가하는 반격이기도 합니다. 이 잡지는 어느 편도 들지 않습니다. 두 반격을 모두 기록할 뿐입니다.

Vol.03은 선택에게 바칩니다. 기술이 우리를 대신해 고를 수 있게 된 시대에, 그럼에도 직접 고르겠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에게.

8월의 끝자락, 당신의 옷이 당신보다 먼저 계절을 알아차리는 날에도
무엇을 입을지는 여전히 당신이 정하기를 바라며.

LUMEX.fashion · Seoul · August 2060

Alexander Intelligence Jr.
창립자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LUMEX.fashion · Vol.03 출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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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수트 직물 단면 · LUMEX 8월호 화보 / 나노 구조 시각화

한 벌이 열두 벌이 된다 — 나노수트의 물리학

아침에 입은 트렌치코트가 점심에는 반팔 셔츠가 되고, 저녁에는 롱 드레스가 된다. 갈아입지 않았다. 옷이 스스로 형태를 바꿨을 뿐이다.

나노수트(NanoSuit)는 직물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직물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매터(programmable matter)다. 제곱미터당 2억 4천만 개의 나노봇이 격자로 결합해 있고, 각 나노봇은 이웃한 여섯 개와의 결합 각도를 개별적으로 바꿀 수 있다. 각도가 바뀌면 전체 구조의 길이, 두께, 곡률이 바뀐다. 옷의 형태가 바뀐다는 건 결국 그 각도들의 합이 바뀐다는 뜻이다.

"우리는 옷을 만들지 않습니다. 옷이 되는 법을 나노봇에게 가르칠 뿐입니다."

서울 성수동 기반의 NANOFORGE 수석 엔지니어 정하람의 말이다. 그의 팀이 2056년 발표한 '분산 형상 합의 알고리즘'은 나노수트 상용화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그전까지 나노 직물은 중앙 제어기가 모든 나노봇에 명령을 보내는 방식이었고, 그래서 형태 전환에 40초 이상이 걸렸다. 정하람의 알고리즘은 나노봇들이 이웃끼리만 통신하며 전체 형태에 합의하게 만들었다. 전환 시간은 40초에서 0.8초로 줄었다.

전력은 Vol.02에서 다룬 솔라스킨이 해결했다. 나노수트 표면층에는 SOLARWEAVE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지 레이어가 0.04mm 두께로 적층돼 있어, 형태 전환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조달한다. 두 기술이 만나면서 나노수트는 비로소 "충전기를 찾지 않아도 되는 옷"이 됐다.

나노봇 밀도
2.4억/m²
형상 전환 시간
0.8초
자가복원 속도
12초
두께 가변 범위
0.3–4.2mm

자가복원은 나노수트의 가장 극적인 기능이다. 천이 찢어지면, 절단면의 나노봇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빈 공간을 향해 격자를 재구성한다. 10cm 길이의 찢김이 12초 만에 사라진다. 흉터도 남지 않는다. 원래의 격자 배열이 그대로 복원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술의 진짜 파괴력은 산업 쪽에 있다. 나노수트 한 벌의 가격은 4,800 SBT다. 비싸다. 하지만 이 한 벌이 코트, 재킷, 셔츠, 드레스, 팬츠를 모두 대체한다면 계산은 완전히 달라진다. 2060년 상반기 국내 기성복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나노수트가 시작한 반격의 첫 번째 청구서다.

LUNAR FLYBY · 8,000 KM
Universe Z Odyssey · Lunar Flyby Edition
Universe Z × LUMEX · 8월 시즌

달을
스치는
9박 10일

7월호에서 예고했던 달 근접 비행 패키지가 드디어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LEO 궤도에 머물던 기존 상품과 달리, 이번 루나 플라이바이는 지구를 벗어나 달 표면 8,000km 지점까지 접근한다. 민간 여행 상품으로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가까운 거리다.

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나노수트 무중력 실험이다. NANOFORGE와의 협업으로, 탑승자는 무중력 상태에서 나노수트의 형상 전환을 직접 경험한다. 중력이 없으면 드레이핑 알고리즘이 지상과 완전히 다르게 작동한다. 옷자락이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머무는 상태에서 나노봇들이 형태를 잡는 광경은, 취재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천이 숨을 쉬는 것 같았다".

🌙 루나 플라이바이
9박 10일 · 달 근접 8,000km · 나노수트 포함
45만 SBT / 1인
🛰️ 나노 오비트 패키지
4박 5일 · LEO 550km · 무중력 형상 전환 체험
21만 SBT / 1인
👗 LUMEX 무중력 화보 투어
3박 4일 · 무중력 화보 촬영 · 독자 전용
14만 SBT / 1인
🌙  달 근접 패키지 예약
SpaceBit Fashion NFT Market · 8월 드롭

형태가
바뀌는
소유권

7월호에서 예고한 대로 8월 드롭이 진행됐다. 나노수트 디지털 트윈 50개Universe Z 달 근접 탑승권 NFT 5개. 총 55개의 한정 물량은 드롭 시작 41분 만에 전량 소진됐다.

나노수트 NFT는 기존 패션 NFT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트윈이 고정된 형태를 소유하는 것이었다면, 나노수트 트윈은 형상 프리셋 12종의 소유권을 담는다. 토큰 보유자는 자신의 물리 나노수트에 그 프리셋을 내려받아 적용할 수 있고, 프리셋 단위로 재판매도 가능하다.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옷이 되는 방법을 사는 것"이다.

창간호 기념 Alexander Jr. 서명 NFT는 세컨더리 마켓에서 4,200 SBT에서 6,800 SBT로 다시 올랐다. 발행가 600 SBT 기준 11배다. "AI 편집장의 서명"이라는 개념 자체가 자산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5
8월 드롭 총 수량
41
전량 소진 시간
6,800SBT
Alex Jr. 서명 NFT 시세
12
트윈당 형상 프리셋
SPACEBIT FASHION DROP · AUG 2060 55 / 55 MINTED — SOLD OUT IN 41 MIN
🧬
NanoSuit Twin #001
1,900 SBT
✍️
Alex Jr. Sign
6,800 SBT
🌙
Lunar Pass #001
45만 SBT
⬡ SpaceBit 결제 전용

모든 NFT는 SpaceBit(SBT)으로만 구매 가능합니다. 형상 프리셋 이전권 내장 · UN 우주경제협약 공인 디지털 자산.

8월호
신규 협찬사

LUMEX.fashion Vol.03
August 2060 · 신규 합류
NANOFORGENEW
Seoul · Est. 2054
나노수트 · 프로그래머블 매터

나노포지는 분산 형상 합의 알고리즘 원천 특허 보유 기업으로 나노수트 상용화를 연 회사다. LUMEX 8월호 커버스토리 공식 협찬. Universe Z 무중력 형상 전환 체험 단독 기술 공급. 독자 구매 시 형상 프리셋 3종 무료 제공.

Nano Fashion Partner
from 4,800 SBT
LUMEX 독자 -15%
MORPHOUSENEW
Milan · Seoul · Est. 2058
모프 쿠튀르 · 형상 프리셋 디자인

모프하우스는 나노수트 시대의 첫 쿠튀르 하우스. 옷을 만들지 않고 형상 프리셋만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밀라노 컬렉션을 뒤집었다. T-02 '리퀴드 실루엣' 문법의 창시자. LUMEX 독자 전용 한정 프리셋 '8월의 늦빛' 무료 배포.

Couture Preset Partner
from 240 SBT
프리셋 1종 기준
VITAWEAVENEW
Busan · Est. 2052
나노메디컬 의류 · 진단/재활 웨어

비타위브는 나노수트 기술을 의료 영역으로 옮긴 대표 기업. 심전도·혈당·근전도를 상시 측정하는 진단 웨어와 뇌졸중 재활수트가 주력. 국내 상급종합병원 34곳 도입. LUMEX 8월 나노메디컬 특집 공식 협찬. 독자 진단 웨어 30일 무료 체험.

Medical Wear Partner
from 890 SBT
월 구독 · 진단 웨어
AFG연속 협찬
Korea · Est. 2031 · 로봇·나노 보험
나노수트 배상책임 특약 · 신체 개조 경계 보장

AFG(AI Financial Guard)가 Vol.02 로봇 특집에 이어 8월호에도 함께한다. 이번 호에 맞춰 업계 최초 나노수트 배상책임 특약을 출시했다. 형상 전환 오류로 인한 착용자 압박 상해, 자가복원 실패로 인한 노출 사고, 나노메디컬 웨어의 오진단 책임까지 보장 범위에 포함한다. LUMEX 독자 가입 시 첫 6개월 40% 할인.

Official Insurance Partner
from 34 SBT
월 · 나노수트 특약 기준

나노수트
특집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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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기술2060.08.01 · 패션 사이언스

합의하는 천 — 나노봇은 어떻게 형태를 결정하는가

2억 4천만 개의 나노봇에게는 지휘자가 없다. 그런데도 0.8초 만에 하나의 드레스가 된다. 중앙 통제 없이 전체가 하나의 형태에 도달하는 이 현상은, 물리학보다 정치학에 가깝다.

기존 나노 직물의 한계는 통신량이었다. 중앙 제어기가 2억 개 나노봇 각각에 좌표를 전송하려면 필요한 대역폭이 천문학적이었고, 실제로 형태 전환에 40초 이상이 걸렸다. 옷을 갈아입는 것보다 느린 옷은 상품이 될 수 없었다.

NANOFORGE의 정하람이 2056년 제시한 해법은 지휘자를 없애는 것이었다. 각 나노봇은 오직 인접한 6개와만 통신하며, "내 결합 각도를 이웃과 얼마나 다르게 유지할 것인가"만 계산한다. 목표 형상은 전체 격자에 저주파 신호로 한 번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국소 합의로 수렴한다. 새 떼가 리더 없이 대형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환 시간은 0.8초로 떨어졌다.

이 구조는 자가복원의 원리이기도 하다. 천이 찢어지면 절단면 나노봇들은 이웃을 잃었다는 사실을 즉시 감지하고, 목표 격자를 향해 빈 공간으로 이동한다. 별도 명령은 없다. 10cm 찢김이 12초에 메워지고, 복원된 자리의 인장강도는 원래의 97%다.

모프 패션2060.08.01 · 트렌드 리포트

옷장이 사라진 방 — 소유에서 프리셋으로

2060년 서울의 신축 아파트 도면에서 붙박이장이 사라지고 있다. 나노수트 사용자에게 필요한 수납 공간은 서랍 한 칸이다. 패션 산업이 100년간 팔아온 것은 옷이 아니라 '옷의 개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중이다.

밀라노의 MORPHOUSE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사업 모델로 옮겼다. 이 하우스는 옷을 만들지 않는다. 형상 프리셋만 판매한다. 고객은 자신의 나노수트에 프리셋을 내려받고, 옷은 그 형태가 된다. 2059 F/W 컬렉션에서 물리 의류를 단 한 벌도 제작하지 않은 채 매출 4,100만 SBT를 기록하며 업계에 충격을 줬다.

올여름 런웨이를 지배한 문법은 '리퀴드 실루엣'이다. 착용자의 움직임에 0.2초의 지연을 두고 형태가 따라오도록 설정하는 방식으로, 걸을 때 옷자락이 액체처럼 늦게 흘러온다. 기술적으로는 합의 알고리즘의 수렴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춘 것에 불과하지만, 시각적 효과는 결정적이었다. MORPHOUSE의 수석 디자이너 엘레나 코스타는 이를 "물성을 연출한다"고 표현한다.

반면 기성복 산업의 타격은 가혹하다. 2060년 상반기 국내 기성복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맞춤 양복점은 T-05 '메모리 테일러링'의 직격탄을 맞았다. 평생 몸에 맞는 한 벌 앞에서 재단사의 줄자는 설 자리를 잃었다.

나노 의료2060.08.01 · 심층 피처

입는 병원 — 진단이 옷이 될 때

부산의 한 60대 남성은 2060년 3월, 자신의 셔츠 때문에 살았다. 심근경색 전조를 감지한 나노메디컬 웨어가 본인보다 11분 먼저 응급실에 연락했다.

VITAWEAVE의 진단 웨어는 피부에 닿는 나노봇 층이 심전도, 혈당, 근전도, 체표 온도, 발한량을 상시 측정한다. 별도 기기를 붙이지 않아도 되고, 충전도 필요 없다. 솔라스킨 레이어가 전력을 자급하기 때문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34곳이 퇴원 환자 모니터링에 이 옷을 처방하고 있다.

치료 영역으로도 넘어가는 중이다. 뇌졸중 재활수트는 근전도로 환자의 의도를 읽어 부족한 힘만큼만 나노봇 격자가 수축해 보조한다. 서울의 한 재활병원 임상에서 표준 재활 대비 보행 회복 기간이 평균 31% 단축됐다. 약물 전달 패치형 나노수트는 통증 부위를 스스로 찾아 국소 투여하는 단계까지 왔다.

물론 위험도 함께 온다. 오진단 책임 소재가 첫 번째 쟁점이다. 옷이 심전도를 잘못 읽어 응급 상황을 놓쳤을 때 책임은 제조사인가, 알고리즘 개발사인가, 처방한 의사인가. AFG가 이번 호에 맞춰 나노메디컬 오진단 보장 특약을 내놓은 배경이다. 법은 아직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반격2060.08.01 · 컬처 리포트

실과 바늘로 돌아간 사람들 — 언플러그드 리바이벌

서울 연희동의 한 작업실에서 서른 명이 모여 바느질을 한다. 나노수트를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나노수트를 갖고 있다가 팔았다.

언플러그드 리바이벌은 2059년 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역행 운동이다. 나노수트를 거부하고 천연 소재와 손바느질로 돌아가자는 이 흐름은 1년 만에 국내 참여자 8만 명 규모로 커졌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환경도, 건강도 아니다. 선택이다.

운동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문화연구자 한지우는 이렇게 말한다. "나노수트는 오늘 무엇을 입을지 고르는 일을 없애줍니다. 편리하죠. 그런데 그 사소한 선택들이 쌓여서 취향이 되고, 취향이 쌓여서 자기 자신이 됩니다. 고르지 않는 사람은 결국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운동이 나노수트 진영을 실제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NANOFORGE는 2060년 6월 '수동 모드'를 펌웨어에 추가했다. 자동 형상 추천을 끄고 착용자가 모든 프리셋을 직접 고르게 하는 기능이다. 출시 두 달 만에 전체 사용자의 19%가 이 모드를 켰다.

반격은 양방향이었다. 나노수트가 산업을 향해 쏜 화살이 되돌아온 자리에서, 이 계절의 가장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달 근접2060.08.01 · 트래블 리포트

달에서 8,000km — 무중력에서 옷이 숨을 쉬었다

기자는 Universe Z 루나 플라이바이 베타 탑승자로 선정됐다. 제주 스페이스포트에서 출발해 달 근접 8,000km 지점까지. 나노수트를 입고 보낸 9박 10일의 기록.

4일차, 지구 중력권을 완전히 벗어난 뒤 나노수트의 형상 전환을 처음 시도했다. 지상에서 익숙했던 프리셋 '트렌치'를 불러왔는데, 결과가 전혀 달랐다. 옷자락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나노봇들은 중력이 만들어주던 드레이핑을 스스로 계산해야 했고, 그 과정이 눈에 보였다. 천이 숨을 쉬는 것 같았다.

ARIA-7이 옆에서 데이터를 읽어줬다. 지상에서 0.8초였던 전환 시간이 무중력에서는 1.9초로 늘어나 있었다. 중력이라는 기준점이 사라지면 합의에 도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NANOFORGE가 이번 패키지에 기술 파트너로 참여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그들에게 이 여행은 관광 상품이 아니라 무중력 알고리즘 실험실이다.

7일차 새벽, 달이 창을 가득 채웠다. 8,000km. 크레이터의 그림자가 육안으로 보이는 거리다. 나는 나노수트를 '스킨리스' 프리셋으로 바꾸고 창가에 오래 앉아 있었다. 0.3mm. 입었다는 감각이 거의 없는 상태로 달을 봤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느끼면서 동시에 완벽하게 보호받는 것 — 그 모순이 이 기술의 전부였다.

2060 헬스케어 대특집

옷이 이제
의사

진단하고, 처방하고, 재활을 돕는다.
2060년 대한민국, 몸에 닿아 있는 의료의 현재와 경계.

1,180
국내 나노메디컬 웨어 사용자
34
진단 웨어 도입 상급종합병원
31%
재활수트 회복기간 단축률
6.2 SBT
2060 국내 나노메디컬 시장
01
Part One · Diagnosis

몸을 24시간 읽는 옷,
어디까지 왔는가

VITAWEAVE · CONTINUOUS BIOSIGNAL ECG · GLUCOSE · EMG · SKIN TEMP — 24H
VITAWEAVE 진단 웨어 상시 측정 데이터 / 2060

2060년 대한민국에서 병원에 가장 먼저 연락하는 것은 환자 본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옷이 먼저 건다.

변곡점은 2057년이었다. VITAWEAVE가 나노수트 격자를 의료용으로 재설계해 피부 접촉면 전체를 하나의 센서로 만들면서, 심전도·혈당·근전도·체표 온도·발한량을 별도 기기 없이 상시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충전도 필요 없다. 솔라스킨 레이어가 전력을 자급한다.

현재 국내 상급종합병원 34곳이 퇴원 환자 모니터링에 진단 웨어를 처방한다. 심혈관 고위험군, 당뇨 환자, 뇌졸중 이후 재활 환자가 주 대상이다. 보험 적용도 2059년부터 부분적으로 시작됐다.

"환자분이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끼기 11분 전에 저희 관제실에 알림이 왔습니다. 도착했을 때 환자분은 아직 걸어다니고 계셨어요."

— 김도연, 부산 권역심혈관센터 응급의학과 / 2060 인터뷰

가장 큰 변화는 측정의 연속성이다. 연 1회 건강검진이 한 해의 몸을 한 장의 사진으로 찍는 것이라면, 진단 웨어는 같은 몸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추세를 보면 사건 이전이 보인다.

진단 웨어는 크게 세 등급으로 나뉜다. 라이프는 일반 사용자용 상시 모니터링, 클리니컬은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처방용, ICU 링크는 중환자실 장비와 직접 연동되는 최상위 등급이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은 고령자 낙상 예측이다. 근전도와 보행 패턴 변화를 학습해 낙상 위험이 높아진 날 아침에 미리 경고한다. 국내 요양시설 도입률이 2년 만에 61%를 넘었다. "넘어진 뒤 부르는 것"에서 "넘어지기 전에 말리는 것"으로 개념이 바뀌었다.

한계도 분명하다. 진단 웨어는 의사가 아니다. 측정값을 해석해 판단을 내리는 알고리즘의 정확도는 질환별로 편차가 크고, 특히 희귀질환에서는 위양성이 많다.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이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60년 상반기 국내 응급실 내원 중 7.4%가 웨어 알림에 의한 방문이었고, 그중 실제 응급 상황은 절반에 못 미쳤다.

Life Grade
비타 라이프
890 SBT / 월
  • 심박·체표온도·발한 상시 측정
  • 수면·활동량 분석
  • 주간 건강 리포트
  • 이상 감지 시 본인 알림
  • 의료기기 인증 없음 (참고용)
ICU Link
비타 ICU 링크
5,400 SBT / 월
  • 중환자실 장비 직결 연동
  • 다장기 지표 통합 모니터링
  • 재활수트 기능 통합
  • 24시간 의료진 관제
  • 병원 처방 전용
  • 전담 케어 코디네이터 배정
02
Part Two · Therapy

읽는 것을 넘어,
고치는 옷으로

🦿
재활수트 — 뇌졸중·척수손상
근전도로 환자의 의도를 읽고 부족한 힘만큼만 격자가 수축해 보조한다. 회복 정도에 따라 보조량을 매주 자동으로 줄여간다.
보행회복 −31%
💊
약물 전달 웨어 — 국소 투여
통증·염증 부위를 스스로 찾아 경피 투여한다. 전신 투여 대비 필요 용량이 크게 줄어 부작용 부담이 낮다.
용량 −68%
🫀
순환 보조 웨어 — 심부전·부종
하지 정맥 순환을 심박에 동기화해 리듬 압박한다. 만성 부종 환자의 야간 증상 개선 효과가 임상에서 확인됐다.
야간증상 −44%
🌡️
체온 관리 웨어 — 항암·화상
국소 단위로 0.1℃까지 온도를 제어한다. 항암 치료 중 두피 냉각, 화상 부위 온도 유지에 사용된다.
±0.1℃
🧠
감각 대체 웨어 — 시각·촉각 손실
카메라·거리 정보를 등판 촉각 패턴으로 변환해 전달한다. NEURALENS™ 칩과 연동 시 해상도가 크게 올라간다.
임상 2상
재활수트를 벗던 날 — 15년 만의 첫 걸음

2044년 사고로 척수를 다친 정민석(52)은 15년을 휠체어에서 보냈다. 2059년 3월, 그는 VITAWEAVE 재활수트 임상에 참여했다.

첫 두 달은 수트가 거의 모든 힘을 냈다. 그는 의도만 보냈고 수트가 걸었다. 넉 달째부터 수트가 보조량을 매주 3%씩 줄이기 시작했다. 남은 신경 경로가 조금씩 다시 부하를 받았다. 아홉 달째, 그는 수트의 보조 없이 네 걸음을 걸었다.

"수트가 저를 걷게 해준 게 아니라, 제가 걷는 법을 다시 배우게 해준 겁니다. 마지막에는 옷이 저한테서 손을 뗐어요. 그게 이 기술의 목표라고 하더군요 — 필요 없어지는 것."

"좋은 의료기기는 환자를 붙잡지 않습니다. 놓아주는 시점을 압니다."

— 서은채, VITAWEAVE 재활의학 연구소장 / 2060
03
Part Three · Ethics

어디까지가 옷이고
어디부터가 몸인가

나노메디컬 규제 타임라인
2057
진단 웨어 첫 상용화
VITAWEAVE 라이프 등급 출시. 의료기기 아닌 웰니스 기기로 분류.
2058
의료기기 인증 신설
식약처 '착용형 상시측정 의료기기' 분류 신설. 클리니컬 등급 인증 시작.
2059
건강보험 부분 적용
심혈관 고위험군·뇌졸중 재활 환자 대상 급여화. 사용자 급증.
2060
생체데이터 이용 제한법
보험료 산정·채용 심사에 상시 생체데이터 활용 금지 법안 국회 계류 중.
🕊️
LUMEX 편집부의 입장
나노메디컬 웨어는 몸에 가장 가까운 기술입니다. 가까울수록 편리하고, 가까울수록 위험합니다. LUMEX는 이 기술의 성취를 기록하되, 측정당하지 않을 권리 역시 같은 무게로 기록하겠습니다. 옷을 벗을 수 있어야 옷입니다.
다음 호 예고 · September 2060

기억을
입다

9월호 알림 받기
| 1 SBT = ₩10,400 ▲ 4.0% · 8월 나노수트 드롭 41분 완판 · Alex Jr. 서명 NFT 6,800 SBT · Universe Z 루나 플라이바이 45만 SBT · 나노수트 배상책임 특약 월 34 SBT · 1 SBT = ₩10,400 ▲ 4.0% · 8월 나노수트 드롭 41분 완판 · Alex Jr. 서명 NFT 6,800 SBT · Universe Z 루나 플라이바이 45만 SB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