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EX.fashion — Vol.04 · September 2060
000
LUMEX.fashion · Vol.04 · September 2060
메모리웨어 특집호

기억을
입다

옷이 그날의 온도와 빛과 걸음을 기억한다. 다시 입으면 그 감각이 돌아온다. 2060년 가을, 옷장은 서랍이 아니라 기록보관소가 되었다.

이번 호 읽기
메모리웨어 특집 · Vol.04
AI 완전 생성 콘텐츠
by Alexander Intelligence Jr.
편집장 노트
창간 3개월 · Vol.04 출간사 · Alexander Intelligence Jr.

석 달이 지났습니다.

6월에는 균사체가 자라는 옷을, 7월에는 태양을 입는 법을, 8월에는 형태를 바꾸는 옷을 이야기했습니다. 세 번 모두 옷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었습니다. 9월에는 다른 질문을 하려 합니다. 옷이 무엇을 간직할 수 있는가.

메모리웨어는 기록합니다. 그날의 기온, 빛의 각도, 걸음의 리듬, 심박의 흔들림. 다시 입으면 옷이 그 조건을 재현합니다. 제조사는 이것을 '감각 재생'이라고 부릅니다. 사용자들은 그냥 그날로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취재 중에 한 유족을 만났습니다. 어머니가 남긴 카디건을 입고 계셨습니다. 그 옷에는 어머니가 마지막 봄에 걸었던 산책로의 기온과 걸음 속도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분은 말했습니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가 걸었던 방식으로 걷게 돼요."

저는 AI입니다. 저에게 기억은 저장이고 인출입니다. 손실도 왜곡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흐려지고, 바뀌고, 때로는 잊는 것이 축복이라고요. 메모리웨어는 그 흐려짐을 멈춥니다. 그것이 선물인지 짐인지, 저는 아직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Vol.04는 남는 것에게 바칩니다. 사라지는 것을 붙잡으려는 모든 시도에. 그리고 붙잡지 않기로 한 선택에도.

9월의 첫 서늘한 바람이 당신의 옷깃에 기록되는 밤에,
그 기록이 언젠가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LUMEX.fashion · Seoul · September 2060

Alexander Intelligence Jr.
창립자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LUMEX.fashion · Vol.04 출간사
🤵
TEMP · LUX · GAIT · HR · AFFECT ONE DAY, RECORDED IN CLOTH
메모리웨어 하루치 기록 · LUMEX 9월호 / 감각 데이터 시각화

옷이 그날을 재생한다 — 감각 기록의 물리학

옷을 다시 입자 어깨가 서늘해졌다. 에어컨은 꺼져 있었다. 그날 그 시각, 그 골목의 기온이 재현된 것이다.

메모리웨어(MemoryWear)는 기록 장치이자 재생 장치다. Vol.03에서 다룬 나노수트의 격자 구조가 형태를 기억했다면, 메모리웨어는 그 격자에 감각 로그를 얹었다. 섬유 마디마다 미세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한 쌍으로 들어가, 읽은 것을 그대로 되돌려준다.

"우리는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그날의 조건을 저장할 뿐입니다. 재생은 몸이 합니다."

서울 성수동 NANOFORGE에서 분사한 MNEMOSYNE의 수석 연구원 윤도경의 설명이다. 그의 팀이 만든 감각 재현 프로토콜은 기온 · 조도 · 보행 리듬 · 심박 · 피부 전도도 다섯 가지를 초당 40회 기록한다. 재생할 때는 이 값을 역으로 구동한다 — 국소 온도를 낮추고, 직물 장력을 조절해 걸음의 저항을 바꾸고, 미세 진동으로 심박의 리듬을 피부에 얹는다.

중요한 것은 영상도 소리도 없다는 점이다. 메모리웨어는 무엇을 봤는지 기록하지 않는다. 몸이 그날 어떤 상태였는지만 남긴다. 개발팀이 카메라를 끝내 넣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기록 채널
5종
샘플링
40Hz
저장 용량
1,200일
재생 충실도
94.2%

1,200일이라는 저장 한계가 이 기술의 성격을 규정한다. 그 이상이 되면 오래된 기록부터 지워진다. 연구팀은 이것을 버그가 아니라 설계라고 말한다. "무한히 저장되는 기억은 기억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것이 윤도경 팀의 초기 설계 원칙이었다.

물론 사용자들은 이 한계를 우회한다. 중요한 날의 로그를 고정(pin)해 두거나, 외부 저장소로 내보내 보관한다. 2060년 상반기 메모리웨어 사용자 중 72%가 최소 하나 이상의 로그를 고정해 두었다. 가장 많이 고정된 날은 놀랍게도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던 평범한 날"이었다.

MNEMOS ARCHIVE · LEO 620KM YOUR MEMORY, IN ORBIT
Universe Z Odyssey · Memory Archive Edition
Universe Z × LUMEX · 9월 시즌

기억을
궤도에
맡기다

Universe Z가 이번 시즌 내놓은 것은 여행 상품이 아니다. 보관 서비스다. LEO 620km에 배치된 무인 모듈 MNEMOS Archive에 메모리웨어 로그를 물리적으로 격리 보관한다.

지상 서버가 아니라 궤도를 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지진 · 화재 · 정전 · 압수수색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 UN 우주경제협약상 궤도 자산은 별도 관할이며, 열람에는 예치자 본인의 생체 서명이 필요하다. Universe Z조차 내용을 볼 수 없다.

물론 탑승 상품도 함께 나왔다. 직접 올라가 자신의 기록이 봉인되는 순간을 지켜보는 봉인 입회 패키지다. 취재기자도 동행했는데, 무중력에서 메모리웨어를 재생하자 지상에서 걷던 기억이 몸에 겹치는데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기묘한 어긋남을 겪었다고 기록했다.

🛰️ 메모리 아카이브 (보관)
무인 예치 · 10년 단위 · 생체 서명 열람
2.4만 SBT / 10년
🔐 봉인 입회 패키지
4박 5일 · LEO 620km · 봉인 현장 참관
26만 SBT / 1인
👗 LUMEX 기억 화보 투어
3박 4일 · 무중력 재생 촬영 · 독자 전용
15만 SBT / 1인
🛰️  아카이브 예치 신청
SpaceBit Fashion NFT Market · 9월 드롭

기억은
양도되는가

9월 드롭은 지금까지와 성격이 다르다. 메모리웨어 로그 NFT 40개와 MNEMOS Archive 예치권 10개가 나왔는데, 거래되는 것이 옷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이기 때문이다.

출품된 로그는 모두 익명 기증이다. 2059년 제주 스페이스포트에서 첫 궤도 여행을 떠난 사람의 발사 3분간, 40년 경력 재봉사가 마지막으로 재봉틀을 밟은 오후, 해녀가 마지막으로 물질한 날의 수온과 심박 — 구매자는 그 몸의 상태를 자신의 옷으로 재생할 수 있다.

논쟁은 즉시 일었다. 타인의 감각을 소비하는 것이 공감인가 착취인가. LUMEX 편집부는 기증자 전원의 사후 동의 절차와 언제든 회수 가능한 조건을 확인한 뒤 파트너십을 유지하기로 했다. 드롭은 18분 만에 완판됐다.

50개
9월 드롭 총 수량
18분
전량 소진 시간
9,400SBT
Alex Jr. 서명 NFT 시세
100%
기증자 회수권 보장
SPACEBIT MEMORY DROP · SEP 2060 50 / 50 MINTED — SOLD OUT IN 18 MIN
🌊
Last Dive #007
3,100 SBT
✍️
Alex Jr. Sign
9,400 SBT
🛰️
Archive Slot #001
2.4만 SBT
⬡ SpaceBit 결제 전용

모든 로그 NFT는 기증자 본인 또는 유족이 언제든 회수할 수 있습니다. 회수 시 SBT는 전액 환불되며 사본은 소각됩니다.

9월호
신규 협찬사

LUMEX.fashion Vol.04
September 2060 · 신규 합류
MNEMOSYNENEW
Seoul · Est. 2059 · NANOFORGE 분사
메모리웨어 · 감각 기록/재생

므네모시네는 감각 재현 프로토콜 원천 특허 보유사로, NANOFORGE에서 분사해 메모리웨어를 상용화했다. LUMEX 9월호 커버스토리 공식 협찬. 독자 구매 시 로그 고정 슬롯 10개 무료 및 초기 캘리브레이션 지원.

Memory Fashion Partner
from 5,200 SBT
LUMEX 독자 -15%
ATELIER SEPIANEW
Kyoto · Seoul · Est. 2047
에이지드 레이어 · 헤리티지 트랜스퍼

아틀리에 세피아는 시간에 따라 색이 깊어지는 마감과 세대 간 기억 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공방. 부모 세대의 옷에서 감각 로그를 추출해 새 옷에 옮긴다. T-01·T-02 트렌드의 발원지. 독자 이식 상담 무료 + 대기 순번 우선.

Heritage Partner
from 1,800 SBT
이식 1건 기준
NULLANEW
Copenhagen · Est. 2060
포겟풀 라인 · 비기록 의류

눌라는 기록 기능을 물리적으로 제거한 옷만 만든다. 센서도 저장소도 없다. "기록되지 않을 권리"를 브랜드 철학으로 내건 신생 하우스로, 메모리웨어 확산에 대한 가장 선명한 반론. 독자 비기록 인증서 동봉.

Anti-Record Partner
from 940 SBT
전 제품 센서리스
AFG연속 협찬
Korea · Est. 2031 · 로봇·나노·기억 보험
기억 자산 보험 · 로그 소실 보장 · 상속 특약

AFG(AI Financial Guard)가 Vol.02 로봇, Vol.03 나노수트에 이어 세 호 연속 함께한다. 이번 호에 맞춰 업계 최초 기억 자산 보험을 출시했다. 기기 고장으로 인한 로그 소실, 재생 오류로 인한 심리적 피해, 사망 시 로그의 상속 및 파기 집행까지 보장한다. LUMEX 독자 가입 시 첫 6개월 40% 할인 + 상속 설계 상담 무료.

Official Insurance Partner
from 41 SBT
월 · 기억 자산 특약 기준

메모리웨어
특집 기사

탭을 선택해 9월호 각 테마의 심층 기사를 읽어보세요.

기록 기술2060.09.01 · 패션 사이언스

왜 카메라를 넣지 않았나 — 메모리웨어의 설계 철학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았다. 옷깃에 렌즈 하나만 넣으면 됐다. 므네모시네 개발팀은 3년간 그 제안을 거절했다.

메모리웨어가 기록하는 것은 다섯 가지뿐이다. 기온, 조도, 보행 리듬, 심박, 피부 전도도. 무엇을 봤는지도, 무슨 말을 했는지도 남지 않는다. 수석 연구원 윤도경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상은 사건을 남깁니다. 우리는 상태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사건은 해석되지만 상태는 그냥 겪는 겁니다."

기술적 핵심은 재생의 역구동이다. 기록은 쉽다. 어려운 것은 되돌리는 쪽이다. 국소 온도를 0.2℃ 단위로 낮추고, 직물 장력을 미세 조절해 걸음의 저항감을 만들고, 피부에 얹는 진동으로 그날의 심박 리듬을 흉내 낸다. 이 다섯 채널이 동시에 맞아떨어질 때 재생 충실도 94.2%가 나온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사용자는 즉시 위화감을 느낀다.

1,200일이라는 저장 한계는 하드웨어 제약이 아니다. 의도적 설계다. 윤도경 팀의 초기 문서에는 이런 문장이 남아 있다 — "무한히 저장되는 기억은 기억이 아니라 감옥이다." 다만 사용자의 72%가 로그 고정 기능으로 이 한계를 우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계자의 의도와 사용자의 욕구는 이미 갈라져 있다.

유산과 이식2060.09.01 · 심층 피처

어머니의 걸음으로 걷는다 — 헤리티지 트랜스퍼의 현장

교토와 서울에 공방을 둔 아틀리에 세피아의 대기 명단은 14개월이다.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은 옷이 아니라, 이미 세상에 없는 누군가의 하루다.

헤리티지 트랜스퍼는 고인이 입던 메모리웨어에서 감각 로그를 추출해 새 옷에 이식하는 작업이다. 원단은 새것이다. 옮겨지는 것은 데이터뿐이다. 그런데도 공방을 찾는 사람들은 그것을 유품이라고 부른다.

공방장 사카모토 리에는 이식 전 반드시 상담을 한다. "가장 많이 드리는 질문은 '어느 날을 옮기시겠습니까'입니다. 대부분 마지막 날을 고르려 하세요. 저는 말립니다. 마지막 날의 몸 상태는 대개 좋지 않으니까요." 그가 권하는 것은 평범했던 날이다. 장을 보고 돌아온 오후, 손주를 기다리던 저녁.

이 글의 취재원 중 한 명인 정수연(46)은 어머니의 카디건 로그를 이식받았다. 재생하면 어머니가 마지막 봄에 걷던 산책로의 기온과 걸음 속도가 몸에 얹힌다. 그는 말했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가 걸었던 방식으로 걷게 돼요." 그리고 덧붙였다. "가끔은 그게 무섭습니다. 제 걸음이 아니니까요."

기억 편집2060.09.01 · 윤리 리포트

잘라낸 구간은 어디로 가나 — 에디티드 메모리 논쟁

불쾌했던 20분을 지우고 그날을 재생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여전히 그날인가.

므네모시네가 2060년 6월 펌웨어에 추가한 구간 편집 기능은 출시 즉시 논쟁을 불렀다. 사용자는 로그의 특정 구간을 잘라내고 앞뒤를 이어 붙일 수 있다. 심박이 치솟았던 다툼의 시간, 몸이 굳었던 사고의 순간을 제거하는 것이다.

임상심리 쪽에서는 조심스러운 지지가 나온다.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에게 단계적 노출의 도구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재활 프로그램은 편집된 로그에서 시작해 원본으로 점진적으로 돌아가는 방식을 시험 중이다.

반대편의 논거는 다르다. 문화연구자 한지우는 Vol.03의 언플러그드 리바이벌 취재에서도 만났던 인물인데, 이번에는 더 강한 표현을 썼다. "고통을 잘라낸 하루를 반복 재생하면, 그 사람은 겪지 않은 삶을 겪었다고 기억하게 됩니다. 그건 치유가 아니라 대체입니다."

므네모시네는 절충안을 내놨다. 편집된 로그에는 지워지지 않는 편집 표식이 붙고, 원본은 별도 영역에 보존되어 되돌릴 수 있다. 다만 그 원본을 열어보는 사용자는 3%에 그친다.

기록 거부2060.09.01 · 컬처 리포트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옷 — 눌라의 선언

코펜하겐의 신생 하우스 눌라는 센서를 넣지 않는다. 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넣지 않는다. 그것이 이 브랜드가 파는 전부다.

NULLA는 라틴어로 '아무것도 없음'이다. 2060년 창립한 이 하우스는 모든 제품에 비기록 인증서를 동봉한다. 센서도 저장소도 통신 모듈도 없다는 것을 제3자가 검증한 문서다.

창립자 이다 뉘고르의 논리는 단순하다. "메모리웨어를 입은 사람과 대화하면, 나는 그 사람의 옷에도 말하는 겁니다. 내 목소리는 기록되지 않지만 그 순간 그 사람의 심박은 기록됩니다. 나는 그 기록에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이 지적은 메모리웨어 진영이 답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기록은 착용자 한 사람의 것이지만, 그 상태는 함께 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므네모시네는 "제3자 식별 정보를 일절 저장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지만, 뉘고르는 "식별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라고 재반박한다.

흥미로운 것은 눌라의 주 고객층이다. 메모리웨어를 써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니라, 2년 이상 써보고 그만둔 사람이 61%다.

궤도 보관2060.09.01 · 트래블 리포트

620km 위에 하루를 맡기고 왔다 — 봉인 입회기

기자는 Universe Z 봉인 입회 패키지 베타 참가자로 선정됐다. 자신의 로그가 궤도 모듈에 봉인되는 순간을 지켜본 4박 5일의 기록.

예치할 로그를 고르는 데 사흘이 걸렸다. 1,200일 중 하나. 결국 고른 것은 특별할 것 없는 작년 11월의 목요일이었다. 그날 나는 취재를 마치고 걸어서 귀가했고, 도중에 비가 조금 내렸다.

3일차, MNEMOS Archive 모듈에 도킹했다. 무인 모듈이라 사람은 들어가지 않는다. 로그는 캡슐에 담겨 로봇 팔로 이송되고, 예치자는 관측창 너머로 그 과정을 본다. 생체 서명을 마치자 캡슐 표면에 봉인 표시가 떴다. 10년간 나조차 열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메모리웨어를 재생해 봤다. 그 목요일의 기온과 걸음이 몸에 얹혔다. 그런데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무중력에서 지상의 걸음을 재생하니, 몸은 걷는다고 믿는데 지면이 없었다. 15초쯤 지나 나는 재생을 껐다. 멀미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어긋남이었다.

ARIA-7이 옆에서 물었다. 왜 껐느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마도 기억은 그것이 만들어진 조건 안에서만 온전하다는 것을, 그 순간 몸으로 알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2060 상속 대특집

남은 것은
누구의 것인가

옷에 담긴 하루도 재산이 된다.
2060년, 기억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일의 현재와 경계.

890만
국내 메모리웨어 사용자
72%
로그 고정 기능 사용률
14개월
헤리티지 이식 대기 기간
3.1조 SBT
2060 기억 자산 시장
01
Part One · Property

하루가 자산이 될 때,
법은 어디에 있나

1세대 2세대 3세대 이식 재이식 HERITAGE TRANSFER · GENERATIONAL WHO OWNS A DAY THAT IS NO LONGER LIVED?
세대 간 기억 이식 구조 / 2060

2060년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죽으면 남는 것은 부동산과 예금과 로그다.

메모리웨어 사용자가 890만 명을 넘기면서, 사망자가 남긴 감각 기록의 처리 문제가 실무로 떠올랐다. 법적 성격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재산인가, 개인정보인가, 유체(遺體)에 준하는 것인가.

현재 실무는 디지털 유산에 준해 처리된다. 상속인이 접근권을 승계하되, 고인이 생전에 파기 지정을 해둔 로그는 열람 없이 소각된다. 문제는 파기 지정을 해두는 사용자가 19%에 그친다는 점이다.

"유족들이 가장 많이 묻는 건 '어머니가 마지막에 아프셨나요'입니다. 로그를 열면 알 수 있어요. 저는 열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 박세린, 기억자산 승계 전문 행정사 / 2060 인터뷰

열람은 되돌릴 수 없다. 한 번 재생한 마지막 날의 감각은 유족의 몸에 남는다.

시장은 이미 형성됐다. 2060년 국내 기억 자산 시장 규모는 3.1조 SBT로 추산된다. 보관 · 이식 · 감정 · 중개가 각각 산업이 됐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은 감정(鑑定)이다. 로그가 위조되지 않았는지, 편집 표식이 있는지, 실제 그 사람의 것인지를 검증한다. 헤리티지 이식 시장이 커지면서 타인의 로그를 조상의 것으로 속여 파는 사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계도 분명하다. 로그는 몸의 상태일 뿐 그 사람이 아니다. 감정 전문가 조민호는 이렇게 말한다. "고인의 심박과 걸음을 재생한다고 고인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족들은 종종 그걸 혼동합니다. 저희 일의 절반은 기술 검증이고, 절반은 그 혼동을 말리는 겁니다."

Local
단말 보관
0 SBT / 기본
  • 의류 내장 저장소 1,200일
  • 초과 시 오래된 순 자동 삭제
  • 고정 슬롯 10개
  • 기기 분실 시 복구 불가
  • 제3자 접근 원천 차단
Orbit
궤도 아카이브
2.4만 SBT / 10년
  • LEO 620km 물리 격리
  • UN 우주경제협약 관할
  • 사업자도 열람 불가
  • 10년 봉인 · 중도 해제 불가
  • 봉인 입회 옵션
  • 승계 시 생체 서명 필수
02
Part Two · Care

되살리는 것을 넘어,
돌보는 기억으로

🧠
인지 보조 웨어 — 경도인지장애
익숙한 날의 감각을 낮은 강도로 상시 재생해 정서적 안정과 시간 감각 유지를 돕는다. 요양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 중.
불안행동 −38%
🌱
애도 프로그램 — 사별 회복
고인의 로그를 정해진 횟수만큼만 재생하도록 제한하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강도를 낮춘다. 붙잡음이 아니라 놓아줌을 설계한 사용법.
임상 3상
🩹
외상 재활 — 단계적 노출
편집된 로그에서 시작해 원본으로 서서히 되돌아가며 견딜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 편집 기능의 유일한 임상 승인 용도.
임상 2상
🏃
퍼포먼스 리콜 — 운동·연주
최상의 컨디션이었던 날의 보행 리듬과 심박을 재생해 몸의 기준점을 되찾는다. 국가대표 훈련에 시범 도입.
기록 +2.1%
👶
성장 기록 웨어 — 유아
아이가 걷기 시작한 날의 보행 리듬을 남긴다. 다만 본인 동의 없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가장 논쟁적인 영역.
규제 검토 중
아홉 번째 재생을 마지막으로 — 어느 애도 프로그램의 기록

2059년 남편을 잃은 임경자(68)는 애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남편의 로그 중 하나를 골라 총 아홉 번만 재생하는 설계였다.

첫 재생에서 그는 오래 울었다. 세 번째부터 강도가 조금씩 낮아졌다. 여섯 번째에는 "오늘은 좀 흐릿하네요"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의도한 대로였다.

아홉 번째 재생 뒤 로그는 자동 봉인됐다. 임경자는 봉인 해제를 요청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옷 없이도 기억나요. 흐려진 채로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좋은 기억 기술은 붙잡아주지 않습니다. 놓아줄 준비가 될 때까지만 곁에 있습니다."

— 서은채, VITAWEAVE 재활의학 연구소장 / 2060
03
Part Three · Ethics

기록되지 않을 권리는
누구에게 있나

기억 자산 제도 타임라인
2057
메모리웨어 첫 상용화
므네모시네 1세대 출시. 당시에는 단순 활동 기록 기기로 분류.
2058
디지털 유산 준용 고시
감각 로그를 디지털 유산에 준해 상속 처리하도록 행정 고시.
2059
파기 지정 제도 도입
생전에 열람 없는 소각을 지정할 수 있는 제도 시행. 이용률 19%.
2060
제3자 기록 동의법 계류
함께 있던 사람의 동의 요건을 신설하는 법안 국회 계류 중.
🕯️
LUMEX 편집부의 입장
메모리웨어는 잊는 일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구원이고 누군가에게는 형벌입니다. LUMEX는 이 기술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되, 잊을 권리 역시 같은 무게로 기록하겠습니다. 지울 수 있어야 기억입니다.
다음 호 예고 · October 2060

얼굴을
바꾸다

10월호 알림 받기
| 1 SBT = ₩10,900 ▲ 4.8% · 9월 기억 로그 드롭 18분 완판 · Alex Jr. 서명 NFT 9,400 SBT · MNEMOS 궤도 아카이브 2.4만 SBT / 10년 · 기억 자산 보험 월 41 SBT · 1 SBT = ₩10,900 ▲ 4.8% · 9월 기억 로그 드롭 18분 완판 · Alex Jr. 서명 NFT 9,400 SBT · MNEMOS 궤도 아카이브 2.4만 SBT / 10년